나는 조산사

감동의 도가니

조산사 2003. 11. 30. 02:52

14시간의 진통..
내가 10시에 출근을 하고 분만 하나를 받고 , 10시30분PM 그녀를 만났다. 무통분만을 하고 있는 그녀는 통증이 느껴진다고 한번더 약을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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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임신 (G1 P0) 자궁내 기간 38주 4일

양수가 11월 27일 저녁부터 조금씩 흘렀다고 한다.
(양수가 흐르면 보통 72시간 안에 아기가 분만해야 감염의 위험성이 덜하고 또한 진통없이 양수가 흐르면 병원에서는 항생제 치료를 한다.)

11월 29일
0:30AM     입원, 자궁문: 닫혀있음.
3:20AM     oxytocin 투여시작
7:30AM     자궁문이 반쯤 얇아졌다. (R, 1F)
11시AM     통증 +

1:15 PM     자궁문은 거의 얇아진 상태로 3cm 열려 있었고 아기는 상당히 아래쪽에 있었다.   (90%, 3cm, -1, meco+)
자궁수축은 3'동안 40~50'' 정도
---> 가족분만실 입실.

2:00PM    통증 강도 ++
3:00PM    항생제 투여, 무통분만 시작.

.

10:30PM  자궁문 3.5cm 정도로 거의 진행없음...통증은 + 정도.

----> 짠~~~! 방우리 조산간호사의 등장.

station(아기가 골반 밑으로 내려온 정도) -1 정도임에도 3.5cm으로 약 10시간이 진행이 거의 되지 않는 상태였다. 산모는 통증이 조금씩 세진다고 하면서 약을 달라고 하였으나..

우선 내가 옆에 있을테니...너무 못참겠으면 그 때 원장님께 물어보겠다고 함.
약 30분쯤 지나자 산모가 약을 주길 원하자 k원장님(멋진분..^^ 다 알죠?) 주지 말고  좀 참아보라고 하심...



산모 옆에서 맛사지를 시행함과 동시에..요가에서 배운 이완방법을 산모에게 적응시킴.
'지금 긴장은 배만 되고 있어요. 다른 부분은 이완 하실 겁니다...목을 바라보세요..내쉬는 숨에 힘을 빼세요..후..~이제 어깨를 바라보세요.....~ 내쉬는 숨에 다시한번 힘을 빼세요.........'
신체 부위를 지정해가며 이완됨을 설명하고...

진통이 지나갈때쯤 '이제 진통은 사라지고 있어요...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게...구름위에 둥둥 떠있다고 생각해보세요...난 지금 너무 편안하다..내가 편안하면 아기도 편안하고....아....편안해....침대에 내쉬는 숨에 몸을 풀어놓으세요..'

산모의 배 모양이 조금씩 처지는 듯하고 산모는 배가아플때 힘이 자연스레 들어가는 것을 보고

11월 30일
0:30AM  내진을 하자 7cm에 station +1 (완전 감동의 도가니였다.)
--몇일전에 이분과 비슷한 케이스가 있었다...station이 낮게 있어 진행이 너무 잘 될거라 생각했는데 자궁문이 정말 열리지 않아서 결국 제왕절개를 하신분이 있어...걱정을 했는데....^^

산모에게 아픈만큼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하고 같이 조금만 더 참자고 하면서......옆에서 계속 힘을 빼도록 도와주었다.

1:00AM  10cm 아기가 밑에서 1cm정도 보임.
힘주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드림
1:35AM 자연분만 NSVD 여자아기 3130gm

하하핫...~~~ 성공이다.....너무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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