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산사

"어떻게 이렇게 지루한 시간을 경험하며 일을 하세요?~"

조산사 2011. 2. 28. 19:02

한 산모님의 남편분이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여기서 또 다시 남편분들이 이러한 마음을 갖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매일 출산기를 한분 한분 다 저에게 새로운 경험이며 저를 키워 주시는 분들?^^ 이시라 출산기를 작성하고 싶은데...

출산을 하고 나면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계산조차도 안되니 글까지 쓰는게 잘 안되더라구요.

 

출산센터에서 2박3일을 지내고 한 산모님이 새볔 3시쯤 전화하셨네요.

12시에 이슬이 비치고 지금은 물처럼 나와요.

저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1. 태동은 계속 느끼고 있나요.?

2. 양수색깔은 어떤가요?

3. 진통이 있나요?

 

1. 만약 태동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오렌지 주스나 달달한 음료수, 초콜렛을 드시고 아기 상태를 관찰해 보세요.

2. 엎드려 누워서 엉덩이를 올리고 (아기자세)10분 계시고, 옆으로 누워서 10분, 앉아서 10분 이동안에 계속 태동이 있다면 아기는 괜찮답니다.

3.  위의 것들을 하는 동안 물을 1L를 마십니다.

4. 일어나서 있어봅니다.

5. 이 때 물처럼 흐르는게 없다면 양수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쨌든 양수인지 아닌지의 구분은 좀 불분명하답니다.

양막이 두장이기 때문에 두장중 한장만 찢어져도 그 사이에 존재하고 있던 물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병원에서 일할때도 양수파막으로 입원하신 분들이 꽤 계신데 진행을 하다보면 양막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답니다.

양수파막이 진통보다 먼저 선행하는 경우는 10%밖에 없다고 하니.... 대부분은 진통과 함께인 경우이죠.

 

이분 또한 위의 경우들을 하고 난후 진통도 조금 있는 듯하여 진통이 새지면 병원에 오기로 하였답니다.

오전 6시경에 소식을 물어보니, 진통이 계속 있지만 참을만하다고 하며 화장실에 계속 가고 싶다고 합니다.

"화장실 가셔서 대변 보셔도 됩니다. 그럼 참기 어려울때 출산센터에서 만날께요."

 

오전 8시가 되니 남편분이 전화하셨네요. 산모님이 힘들어해서 오시겠다구요...

8시 30분쯤 도착을 하여 모니터를 하고 진행이 되어 보여 내진을 하니  5cm 가 열려있네요.

 

지금까지는 어제 먹은 요구르트가 먹은게 잘못되서 배가 아픈거라고 생각하고..

주변에서 하도 겁을 줘서 이정도로는 아기를 날 수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셨더라구요...ㅎㅎㅎ

어쨌든 너무 잘 참고 오셨죠... 4cm만 넘으면 성공입니다.!!

 

이후로도 진행이 잘되고 하였으나 내진을 했을때 자궁출구가 타이트하게 느껴지고 경직된 느낌이 있어 수중실을 이용하는게 좋을 듯 판단이 되어

산모님과 상의후 수중실로 입실 하였습니다. (오전 11시경)

 

이후로도 진행이 원만하게 잘되어 오후 2시경 출산하셨네요.

 

절대 지루할 시간이 없는 짧은 초산모의 출산이었답니다.^^

 

하지만 이 짧은 시간도 남편에게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통증을 바라보기만 할 뿐 해줄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더욱 길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 어제 출산하시고 오늘 퇴원하신 산모니의 출산이야기 였답니다.~~`>

Posted via email from chocobox80's postero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