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산사

저는 메디플라워를 사랑합니다

조산사 2011. 2. 28. 19:39

요즘은 몸이 많이 피곤하네요.

전화를 못받을까봐, 전화기를 항상 옆에 두어야 하고

신기하게도 출산을하면 비슷한 시기에 함께하고..

밥도 차려줘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고...

 

그런데 다리는 마음과 같이 움직이지 못하고...

출산 하나 하고 나면 다리가 뻐근해서 평생 비오는날 쑤시게 될까봐 무섭고...

 

ㅎㅎㅎ..

 

하지만 저는 이곳이 너무 좋답니다.

마음이 행복하다고 할까요?

주변분들도 많이 도와 주실려고 하고.... 저런일들은 사람을 고용하게 되면 없어질테니까요.

 

저는 조산사가 되어서 너무 뿌듯했었답니다.

그런데 사회에 나가보니 조산사는 조산사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더라구요.

첫병원에서는 신생 병원이어서 처음엔 산모가 많지 않아 산모가 오면 옆에서 도와주곤 하면서 뿌듯함을 느끼곤 했었는데.

 

산모가 많아지면서는 산모 얼굴을 볼새도 없이 그냥 컴퓨터에 나오는 태동검사 그래프로 산모와 아기 상태를 확인하고 주사주고

거의 진행 다되면 한번만 힘주면 아기가 나올때 의사를 콜하는 역할을 하게 되더라구요.

 

좀만 일찍부르면 (의사가 왔는데 2번 이상 힘을 줘야 하면) 엄청 짜증내고...-.- 물론 외래가 바빠서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 신생병원이 좀 커지면서 지루해지면서 답답한 마음에 큰병원에 가면 뭔가 더 배울것이 있을거란 생각에 큰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 뭥미...!!!!!

 

좁은 공간에 커튼하나 사이로 산모들이 모두 누워있고 (예전병원도 커튼 이었지만 산모가 그 정도는 아니어서 못느꼈던..)

이리저리 신음소리에 .....................

오메 처음 옮겼을 땐 무통분만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나올때는 100% 무통분만률을 보이더군요.

 

100% 무통분만에는 병원에서 엄청 홍보를 하고 의사들이 "왜 아프고나.. 무통분만하지.." 아픈 산모한테 이 말 한마디면...

안할려고 마음 먹었던 산모들은 모두 하게 되고...분만실은 조용해집니다.

 

그리고 하루에 10명씩 출산을 하는데 거의 대부분 낮에 촉진제를 걸어서 낮에 진행이 되게 하여서 비슷한 시간에 낳게 되고...........

등등...

 

지금 생각하면 그냥 그 곳에선 일했던에 즐거운 기억이 별로 없네요.

1. 산모가 오면 진통이 있건 말건 History라고 산모 병력 및 등등.....을 물어봅니다.ㅡ.ㅡ

2. 면도, 관장을 하죠. 아주 일적으로 쉭쉭.... 저는 면도를 엄청 잘하는 간호사였답니다. ㅋㅋ.ㅡ.ㅡ

3. 아침이 되면 거의 모두에게 촉진제를 걸고....

4. 점심쯤 되면 대부분 무통분만을 하고

5. 5시쯤 퇴면 수술하거나 정상분만 결정을 하고.

6. 6시면 촉진제를 끄고

7. 밤에는 자연히 진행되는 산모님들만 분만을 하는 거죠.

 

이게 저의 큰병원에서의 루틴적인 행위였답니다.

 

아 그러다.... 구세주 정원장님을 만나서.. 우리나라에 정원장님같은 의사는 몇분 안계실거에요...ㅎㅎ

1. 잘생겼다.

2. 말잘한다.

3. 산모 말 잘 들어준다.

4. 영어잘한다.

5. 자연출산을 시작부터 끝까지 경험했다.

 

이렇게 쓰니까 정원장님 한분 밖에 없을 거 같네요..

 

어쨌든... 우리 병원에서 산모들의 인격을 한명한명 존중하며.... 진통을 도와주고

출산을 도와주고 .. 그 출산의 기쁨이 이전 병원에서도 감동이었는데.. 여기서는 마음을 울리네요.

 

전병원에서는 많이 느끼지 못했던 탄생 후 깜짝 놀란 아가에게.. 오감이 열려있는 아기에게 엄마의 향기 만큼 좋은 안정제는 없다는 사실을

느끼고서는 더욱 우리 출산센터에 자신감이 생긴답니다.  다른 병원에서도 .... 인격은 포기해도... 아기만큼은  뺏기지 않으면 좋겠네요. 흑흑....

 

이상 오늘은 참 여러글을 썼네요.ㅎㅎㅎ

 

문자가 왔네요..어떤 산모님 ...이슬이 비쳤다구...ㅎㅎㅎ..

즐거운 오후가 되세요...

Posted via email from chocobox80's postero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