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산사

역시 분만은 쉬운 것이 아니야...

조산사 2003. 12. 4. 17:17
이번이 3번째 이다. Para3
배는 조금 커 보였지만... 잘 될거라 생각하였다..
유도분만이 이틀째로 넘어갔지만...진통이 걸리면 잘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하였다.
의외로 아기는 천천히 내려왔고 .....

결국 시간이 지나자 os(자궁문)은 다 열렸다.
2시PM  full station은 -1
좀 높았지만...셋째니깐 힘을 주면 내려올거란 생각에..

옆에서 힘주기를 도왔다.. 그런데 정말 생각만큼 내려오지 않고 힘주면 내려오다가 다시 올라가고를 반복하던중

3시PM이 되었다.
그런데 배 모양이 조금 변형되는 듯 하였고 (땅콩모양의 배처럼)
아기 심장소리도 조금씩 떨어졌다. 계속 진통은 오나...아기 머리가 station 0에서 이제는 꿈쩍도 하지 않고  배 모양도 정말 맘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정말 무서워지는 것이다.

물론 지금 무슨 일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경험 부족에서 나오는 생각일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옛날 사람들이 분만하러 방에 들어갈때 신발을 벗고 정말 죽으러 가는 마음을 갖고 애를 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이 병원이었으니 다행이지..... 옛날은 이렇게 힘든거였구나..

그리고 인계가 끝나고 (그 때가 분만실 인계시간이어서..)

수선생님에 말씀드리니 오셔서 내진을 해보고 배모양도 살펴보고...c 원장님께 보고 드렸다. C 원장님 올라와서 배도  밀어도 보고 해도...절대 꿈쩍하지 않았다..
station이 0정도이면 흡입분만도 할 수 없기에.....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이건 정말 CPD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CPD : cephalo pelvic disproportion : 아두골반 불균형)

그리고 k 원장님이 오셔서 초음파를 보시고 아기 positoion도 좋지 않은것을 확인하시고 (아기가 하늘을 보고 있는 position) 제왕절개 결정을 내리셨다. 그리고 보호자분께 설명을 드리고 결국 제왕절개를 하였다.

아기 몸무게는 아직 모르지만....
(수술들어가는 것 보고 퇴근 해서...)
이런 case도 있구나....정말 진행이 잘 되지 않았지만 3번째 아기 였기 때문에금방 될 줄 알았는데...
다 열리고 나서도 진통은 계속오나 아기는 내려오지 않고
땅콩모양의 배처럼 조금씩 변하고...

역시 분만은 쉬운 것이 아니야.....에휴.
주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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