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일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
분만은 극심한 고통이 따르는, 사람 목숨이 가장 위험한 순간 중 하나다. 태아나 산모가 사망하는 일도 드물지 않아,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신변을 정리하는 등 ‘비장한’ 각오를 하고 분만에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과거의 분만 중 사망을 현대 의학으로 분석하면 전치 태반이나 비정상 태위 등 ‘고위험 임신’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대부분 집에서, 때로는 밭이나 변소에서 ‘쑥쑥’ 잘도 애를 낳았다. 할머니들에게 ‘분이’ ‘분내’란 이름이 많은 것도 뒷간에서 낳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변 ‘분(糞)’ 자를 넣어 이름을 만든 것이다. 그날 따라 새참을 늦게 가져온 아내에게 이유를 캐 물었더니 “애 낳고 오느라고…”라고 대답했다는 얘기도 있다. |
진반농반(眞半弄半)인 이같은 얘기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설혹 농담이라 해도, 우리 조상들이 그만큼 분만을 대단찮은 일로 생각해 왔음을 엿볼 수 있다. 당시엔 산부인과 전문의도 없었고, 거창한 분만장비, 시설, 약품도 없었다. 그저 천장에 매달은 광목 줄 하나면 ‘쑥’하고 애를 낳았다. 시어머니나 동네 꼬부랑 노파는 복잡한 산부인과학을 배우지 않았지만, 능숙한 솜씨로 애를 받아 냈고, 인류는 그렇게 수천년간 ‘종족’을 번식시켜 왔다. |
현대의학은 분만의 풍속도를 180도 바꾸어 놓았다. 요즘 병원에서 이뤄지는 분만은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분만을 위해 입원하는 순간, 임신부의 팔 정맥에는 포도당 링거주사가 꽂히고, 배에는 태아의 심장 박동과 임신부의 자궁 수축을 측정하는 센서가 2개 부착된다. 뿐만 아니라 분만 직전엔 관장과 금식도 해야 한다. 진통실서 분만실로 옮겨지면 임신부는 여자로서 가장 수치스런 자세로 침대에 꼼짝 말고 누워 있어야 하며, 수술용 무영등(無影燈)이 벌린 다리 사이를 그림자 하나 없이 밝게 비춘다. 감염 방지 등의 이유로 음모를 밀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
그 때 등장한 의사는 양수를 터트리고, 회음부를 절개하며, 경우에 따라 경막외 마취나 분만촉진제를 주사하는 등 분만 과정을 총 지휘한다. ‘병원 분만’이 보편화되면서 임신부들이 중환자로 취급당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임신부는 환자가 아니다. 환자가 아닌 사람을 환자 취급하는 현재의 분만 관행은 크게 잘못됐으며, 따라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
산부인과에서 행해지는 진통과 분만 중의 여러가지 처치들은 태아 발육부전이나 비정상 태위 등 ‘고위험 임신’에만 필요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모든 임신을 고위험 임신으로 간주하고, 불필요한 처치들을 관행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의사들은 분만 과정에서 산모나 태아가 잘못되면 책임을 지게될 수 있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중 삼중 사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보이면 바로 제왕절개를 해 버리는 것이다. 좋게 표현해서 안전장치지, 사실상 방어진료-과잉진료인 셈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40% 정도가 배에 칼 자국을 갖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조목조목 지적해 보자. |
먼저 진통하고 분만하는 자세다. 팔에 링거주사가 꽂히고, 태아감시장치 등이 복부에 부착되는 순간 임신부는 꼼짝도 못하고 누워 있어야 한다. 아프면 눕는 자세도 바꾸고 몸도 뒤척거리기 마련인데, 몸에 주렁주렁 의료장비를 매달아 놓으면 꼼짝 할래야 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온 몸이 긴장되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 분만이 더욱 어려워 진다. |
이와 같은 누운 자세 분만은 순전히 의사의 편의를 위해서다. 사실 분만에 가장 적합한 자세는 누운 자세가 아니다. 앉거나 선 자세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앉거나 서야 중력의 작용으로 태아 머리가 산도(産道) 쪽으로 잘 빠져나오게 된다. 누우면 수평 방향으로 힘을 받으므로 훨씬 힘이 들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유럽에선 18세기 중반까지 분만용 의자가 사용됐으며, 우리나라의 광목 줄도 그것을 잡고 힘을 주면 상체가 일으켜 세워 지면서 자연스레 앉는 자세가 된다. 경주에서 출토된 토우(土偶) 중엔 서서 분만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 있으며, 동서고금의 민속자료 속 분만자세도 대부분 앉거나 선 자세다. |
그러나 18세기 중반, 아기의 머리를 잡고 꺼내는 겸자(가위처럼 생긴 기구)가 발명되면서, 의사가 겸자를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임신부가 눕게 됐다고 의료사학자들은 설명한다. |
둘째, 금식 하는 문제다. 분만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젖 먹던 힘까지 다 짜 내 분만을 해야 하므로, 분만하는 날은 오히려 더 잘 먹어야 한다. 그런데도 금식과 관장을 시키는 이유는 만에 하나 응급 수술, 즉 제왕절개가 필요할지 모르므로 그것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
셋째, 임신부의 복부에 부착되는 태아 심장 박동 감시장치와 자궁 수축력 감시장치다. 이는 고위험 임신의 경우, 임신부의 자궁 수축력이 너무 세지나 않은지, 태아가 자궁수축에 얼마나 잘 견디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정상 임신인 경우 사실상 이런 장비가 불필요하다. 오히려 이 장치들을 이용함으로써 의사의 마음까지 조급해져, 그 때문에 작은 문제도 크게 받아들이고 불필요한 제왕절개술을 시행하는 원인이 된다. |
넷째, 기계적인 회음절개술의 문제다. 이는 분만시 회음부가 이리저리 찢기는 열상(烈傷)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깨끗한 상처를 내 주고 분만 뒤 봉합하는 것. 자연분만인 경우, 우리나라에선 80~90%의 임신부에게 이를 시행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마취로 인한 위험이 수반되며, 때로는 분만 뒤 성교통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유럽에서 30% 정도, 미국에선 50% 정도에게만 이 수술을 시행하지만, 이 땅에선 자연분만인 경우 거의 관행적으로 회음절개술이 시행되고 있다. |
그 밖에 진통촉진제와 척추(경막외)마취의 부적절한 사용, 분만실의 눈부시게 밝은 조명, 관행적인 양수 터트리기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진통촉진제는 분만 시기가 지났거나 자궁수축력이 비정상적으로 약한 사람에게만 써야 하며, 무통주사(경막외 마취)는 통증에 대한 공포감이 비정상적으로 강한 사람에게만 사용돼야 한다. 또 너무 밝은 분만실 조명은 태아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므로 조금 줄일 필요가 있다. |
반복되는 얘기지만 병원에서 행해지는 이 모든 처치는 임신부가 환자라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즉 내버려 두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므로, 미리부터 의사가 모든 분만 과정을 책임지고 지휘해야 한다는 게 병원분만의 기본 전제다. 그러나 단언컨데 적어도 최근 1000년간 여성 골반의 구조적 변화는 없었다. 과거 밭에서 김을 매다 ‘쑥쑥’ 애를 낳았던 것처럼, 현대인도 의사 도움 없이 얼마든지 애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현대여성들은 과거보다 영양 상태가 좋고 건강해 훨씬 좋은 분만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따라서 산부인과 의사는 산모나 태아 생명이 위태로운 고위험 분만인 경우만 나서서 제왕절개를 하는 등 분만을 도와주면 된다. 소방수는 불이 났을 때만 출동해 물을 뿌려야지, 시도 때도 없이 출동해 아무데나 물을 뿌려서는 안된다. 마찬가지 이치로 산부인과 의사들도 출동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잘 분별해야 한다. |
한편 이 모든 변화를 의사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 현재와 같은 의사 중심 분만을 임신부 중심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선 무엇보다 임신부가 꼼꼼해져야 한다. 그 어떤 경우든 환자는 의사 말을 따라야 하지만 분만에 있어서만은 예외다. 의사가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라 하는 것 보다, 그것이 진짜 필요한 처치인지 아닌지 이것 저것 자세히 캐물어 보는 게 좋다. 권위적이고 방어적이며 기계적인 의사들이 많으며, 그런 의사는 내버려 두면 분만도 그렇게 진행된다. 따라서 불필요한 처치가 행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의사에게 미리부터 이것 저것 물어보고, 때에 따라선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기계적인 분만’에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한다. |
그러나 임신부가 의사를 견제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므로 아예 임신 초기 병원을 선택할 때부터 주위의 평가 등을 토대로 의사나 병원의 분만 환경과 철학을 ‘탐색’하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다보면 좋은 병원과 좋지 않은 병원이 자연스레 판가름 나게 된다. 어떻게 해야 골치아픈 문제에 휘말리지 않고 돈도 많이 벌것인가를 고민하는 의사와 어떻게 분만하는 게 임신부와 태아에게 가장 좋을까를 고민하는 의사를 구별해 내는 일은 조금만 신경쓰면 그리 어렵지 않다. |
그러나 의사들의 ‘변명’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들은 분만 사고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지나치게 편향적이어서 어쩔 수 없이 ‘의사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즉 자연분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다 불가피하게 의료 사고가 난 경우, 서구에선 대부분 임신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묻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법원은 ‘빨리 제왕절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가 위험해 졌다’는 식으로 판결한다는 것이다. |
이 때문에 많은 의사가 ‘제왕절개 무죄, 자연분만 유죄’라는 식의 선입견을 갖고 있으며, 자연히 처음부터 철저하게 방어진료를 하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즉각 제왕절개를 해 버린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제왕절개율이 세계 최고인 이유도 의사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같은 법원의 판결 때문이라는 게 의사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
서구, 특히 유럽 국가들의 경우 분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사고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의사의 책임을 묻지 않고, 모자보건 차원에서 정부가 직접 개입해 분쟁을 해결하고 있다. 덕분에 의사들은 자신이 배웠고, 임신부가 바라는 대로 분만을 진행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의사들은 처벌이 무서워 미리부터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방어적 차원에서 분만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스스로의 고백이다. 물론 그런 의사를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우리의 분만 문화를 의사의 도덕감에만 맡겨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분만에 관한 의료분쟁만이라도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임신 기간 중 임신부 행동수칙은 임신부가 더 자세히 알고 있으므로 여기에선 짧게만 언급하자. 당연한 얘기지만 임신부는 임신 주수(週數)에 따라 병원을 방문하고, 의사 지시에 따라 필요한 산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35세 이상 임신부,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임신부, 습관성 유산 환자 등은 유산, 조산, 사산, 기형아 출산 위험이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경우에 따라 임신 유지를 위해 자궁 수술이나 약물 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이같은 처치는 대부분 의사의 전문 영역이므로, 임신부는 의사 말을 충실히 따르기만 하면 된다. |
그러나 그 다음은 임신부의 몫이다. 의사가 뱃속 아기의 건강상태까지 챙겨줄 수는 없다. 뱃 속 아기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게 하는 건 전적으로 임신부의 책임인데, 이를 위해 임신부는 무엇보다 임신을 기쁘고 축복된 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입덧이 나서 괴롭다고 짜증을 내거나, 형편이 어려운데 아기를 가졌다고 임신을 부담스러워 한다면 뱃속 아기가 엄마의 마음을 알아채리고 괴로워 할지 모른다. 따라서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마음의 평안을 유지해야 한다. |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임신부의 생각과 마음가짐이 그대로 태아에게 영향을 준다고 믿고, 태교를 중시해 왔다. 이같은 믿음은 현대적 심신의학(心身醫學)에서도 어느정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를 들어 감미로운 음악을 통해 얻게 되는 마음의 평안은 태아의 건강과 심리적 안정에 영향을 미치며,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과 같은 모체의 지적 활동은 태아의 대뇌발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신부는 명상이나 기도로 마음을 편하게 갖고, 자신이 원하는 아기의 이미지를 가능한 구체적으로 머리 속에 그려보고, 그 이미지대로 생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꿈꾸었던 것과 꼭 같은 아기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
좀 다른 얘기지만 미국 코넬대학 ‘임신-신생아 연구센터’ 소장인 나다니엘 교수는 태아가 출생한 뒤의 건강상태는 임신 기간 중 미리 ‘프로그래밍’ 된다고 주장한다. 나다니엘 교수는 ‘자궁 안의 삶(Life in the Womb:The Origin of Health and Disease)’이란 저서를 통해 임신 중 자궁안 환경은 태아의 장기와 조직이 분화되는 과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태아가 어른이 돼서 생길 병까지 미리 결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등 대부분의 만성질환은 태아 때 미리 프로그래밍 됐으며, 그같은 프로그래밍에 영향을 미치는 게 임신부의 행동과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특히 임신부의 스트레스는 태아의 혈액순환에 큰 영향을 줘서, 태아가 성인이 됐을 때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태아에게 영어 테이프를 들여주는 등과 같은 과도한 태교는 욕심이며, 욕심은 그 자체가 스트레스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한편 임신초기(3개월 이전)엔 부부관계를 줄이는 게 좋다. 특히 유산이나 조산 경험이 있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임신 12주까지 여성의 자궁은 딱딱한 근육 덩어리와 같으며, 태아는 외부 자극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남성의 정액에는 여성의 자궁을 수축시키는 물질이 있는데, 이 물질은 임신부 유도분만 할 때 쓰는 진통촉진제와 성분이 같다. 따라서 정액이 자궁에 자주 닿으면 유산될 위험도 있다. 그러나 임신 중기부터 분만 1개월 전까지는 성 생활을 자제할 필요가 없다. 술과 담배는 당연히 끊어야 하며, 카페인이 있는 커피, 홍차, 콜라 등도 삼가해야 한다. |
임신 중기(4~7개월)에 접어들면 유산의 위험이 줄어들므로,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게 좋다. 분만을 하려면 골반 주위 관절과 인대가 늘어나야 하므로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을 길러주는 수영이나 가벼운 체조 등이 적당하다. 입덧이 끝나면 식욕이 왕성해지는데, 체중이 지나치게 빨리 증가하지 않는다면 특별히 음식을 자제할 필요는 없다. 임신 5개월 이후엔 매주 500g 정도 체중이 증가하면 정상이다. |
임신 말기(8~10개월)가 되면 진통과 분만에 대비해서 자신에게 적합한 분만법과 호흡법을 익히는 등 준비를 해야 한다. 지나치게 두려워 할 필요가 없으며, 진통은 아이가 태어나기 위한 에너지라 생각하고, 태어날 태아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분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다. 임신 말기 부부관계는 삼가해야 하며, 예정일부터 빨리 분만할 수 있으므로 항상 분만에 대비하는 게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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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행하는 각종 분만법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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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만 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획일적 병원 분만은 조금씩 사라지면서 라마즈분만, 소포롤로지분만, 수중분만, 그네분만 등 생소한 분만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각각의 장단점을 간단하게 알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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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즈분만: 진통이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그것이 아기에게 꼭 필요한 과정으로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산전 교육 프로그램. 진통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순간 진통에 대한 두려움이나 긴장을 떨칠 수 있게 되며, 몸에서 강력한 진통효과가 있는 엔도르핀이 분비돼 실제 진통도 훨씬 적어진다는 원리다. 산전 교육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훈련, 근육 긴장을 풀기 위한 이완 훈련, 분만시 통증 감소를 위한 호흡법 훈련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남편 등 가족 구성원이 함께 분만 교육을 받고 도와주는 게 특징이다. 이 분만법을 처음 소개한 프랑스 의사 라마즈의 이름을 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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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롤로지분만:라마즈 분만법의 진화된 형태. 반가부좌 비슷한 자세로 임신부는 점진적 근육이완법과 자율훈련법, 복식호흡법, 명상 등을 익혀야 한다. 점진적 근육이완법이란 근육을 긴장시키고 이완시키기를 반복해서 근육을 탄력적으로 만드는 것이며, 자율훈련이란 영상훈련을 통해 잠들기 직전의 상태에 접어들게 하는 훈련이다. 이 분만법을 완전히 익히게 되면 좀 과장해서 웃으면서 아기를 낳을 수 있다고 할 만큼 통증을 적게 느낀다고 한다. 라마즈 분만법이 남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비해, 소프롤로지분만법은 임신부 자신이 자궁속의 태아와의 교감을 통하여 모든 것을 감당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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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분만:자궁 입구가 열리기 시작하면 특수 욕조에 들어가 물속에서 진통과 분만을 하는 방식. 물에서 진통을 하면 온 몸이 이완되므로 통증이 줄어들고, 산도(産道)가 쉽게 열리며, 회음부의 탄력성이 좋아지므로 회음절개술을 하지 않고도 분만이 가능하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임신부가 싼 대소변에 태아나 모체가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구미 각국에서는 물의 청결함과 물의 온도를 정확히 유지해야 하는 엄격한 규정이 있다. 비정상 태위나 전치태반, 거대아, 임신 중독증인 경우엔 수중분만을 할 수 없다. 간염, 매독, 에이즈 보균자도 이 분만이 불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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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식분만:좌변기처럼 바닥이 뚫려 있는 의자에 앉아 그 구멍으로 아이를 받는 분만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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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500년 이집트에서 이미 시행돼 18세기쯤 까지 유럽에서 활발히 시행됐다. 앉아서 분만을 하면 태아의 체중이 아래로 몰리므로 임신부는 훨씬 효과적으로 힘을 쓸 수 있어, 분만 시간도 단축되고 통증도 덜 느낀다. 그러나 분만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회음부에 피가 몰려 출혈이 많아 질 수 있다. 또 임신부가 앉는 대신 의사는 쪼그려 앉아야 하므로 의료적인 처치를 하는데도 불편하다. 최근 유행하는 그네분만도 좌식분만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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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자세분만:서거나, 걷거나, 의자에 앉거나, 쪼그리고 앉거나, 엎드리거나, 웅크리는 등 임신부가 가장 편한 자세로 진통과 분만을 하는 방식이다. 임신부는 벽에 기대거나, 큰 쿠션을 안고 엎드리거나, 고무공을 안고 엎드리는 등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임신부들은 상체를 세운 자세, 그 중에서도 쪼그리고 앉은 자세를 가장 선호하는 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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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일 교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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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일 교수는 수중분만을 국내 최초로 시도한 의사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1999년 뮤지컬 배우 최정원씨의 수중분만 장면은 방송을 통해 전 국민에게 공개됐고, 덩달아 박 교수까지 여성지나 아침 방송의 ‘스타’로 부상했다. 덕분에 수중분만은 빠른 속도로 확산됐고, 그 뒤 공 분만, 그네 분만, 기(氣) 분만 등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확산되고 있다. 말하자면 각종 이색 분만의 ‘전도사’ 역할을 그가 맡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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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분만은 의료가 아니라 문화”라고 강조하며, “새로운 분만 문화의 창달”을 소리 높혀 외치고 있다. 현재 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분만법들은 “임신부 입장에서 선택된 최선의 분만 방법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는 의사들의 방어 진료”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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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쓴 소리’만 내뱉는 바람에, 때로는 ‘환자 인기에 영합하는 의사’란 비판도 받는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수중분만과 관련해서도 분만시 분변(糞便)을 통한 감염 위험이 높다는 등의 이유로 공격 받는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수중분만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수중진통이라도 권유하가”고 주장한다. 그것이 그가 믿는 ‘임신부 중심 분만’이기 때문이다. 이미 학계의 중진인 그로선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더불어 두루두루 좋은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을 터이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의사가 아닌 환자 편이 되라고 배웠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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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생인 박 교수는 한양대 의대를 졸업한 뒤 한양대병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마쳤고,미국 유타대학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그의 주 전공은 습관성 유산의 치료. 그는 우리나라 임신부의 습관성 유산은 외국과 달리 자궁의 해부학적 이상 때문인 경우가 가장 많으며, 그 중에서도 자궁입구가 무력(無力)해 만삭까지 임신이 유지되지 못하는 자궁경관무력증이 가장 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울러 이런 환자의 자궁 입구를 묶어주는 수술을 국내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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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2001년 한양대에서 ‘최우수 교수상’, 2002년 세계산부인과학회서 ‘치우수 임상연구논문상’ 등을 수상했다. 1999년엔 대한태교연구회를 만들어 지금껏 회장으로 일하며 과학적 태교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2003년 3월엔 인터넷에 ‘박문일 교수의 태교닷컴(www.taigyo.com)’ 사이트를 열고, 임신과 태교, 출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저서로 ‘태교는 과학이다’ ‘엄마와 아이를 위한 출산혁명’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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