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산사

12월 12일 마마스 조산원의 출산

조산사 2012. 12. 13. 23:49

어제 일인데... 오래 지난 기분이다.

하루에 6명의 아기가 출산을 했다.. 정말 바쁜 날이었고 전담조산사 제도가 아니면 할 수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먼저 딸기맘으로 시작이 되었다.

12/11 오전 4시부터 규칙적인 수축을 느껴 오전 6시경에 조산원에 내원시 3cm 정도 였다.

딸기 엄마 아빠는 굉장히 차분한 성격을 가진 분들 이었다.

오전에는 잠을 자고 점심 이후엔 운동을 했다.

아주 강한 진통이 아니어서 진행이 천천히 되는 편이였고.. 

물에 들어가서 좀 있다보면 너무 지쳐서 나오고.. 변기에도 앉아 있어보고.. 누워도 있어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굉장히 잘 참는 산모이고... 조용한 성격을 지니신분이다.

오후 6시경에 진통이 세지는 듯 해서 이진미 둘라가 왔다.

 

12/12 오전 4시경에 아기머리가 보이기 시작했고. 오전 5시 50분경에 딸기가 나왔다.

딸기맘이 출산후에...."내가 자연출산을 할려고 했다니..."라는 말씀을 하신다.

출산 후에 출혈이 있어 자궁 수축제를 줬고 순조롭게 출산이 마무리 되는 듯 보였다.

그런데 10시경에...(이 땐 제가 한 산모님 댁에 가서 있어서 다른 조산사가 봐드리게 되었습니다.)

항문쪽이 아프고 압통이 느껴진다고 해서 안쪽을 보니 혈종이 차있다고 했다.

우선 혈액이 고인걸 빼내고 지켜봤는데도 통증을 호소해서 조미정 조산사와 응급차를 타고 강북 삼성병원으로 이송을 갔다.

이교원 교수님께 원래 진료를 받았던 차라 굉장히 빠르게 처치가 들어갔다.

아기가 내려오면서 요도쪽에 상처를 입고 질 안쪽에도 혈종이 차서 치료를 받았다.

이교원 교수님께서 전화로 치료가 잘 되었다고.. 좀 입원해서 봐야할거 같다고 하시면서

딸기 걱정을 하셨다. 다행이 병원에서 딸기를 받아주신다고 하셔서 딸기는 엄마 옆으로 갈 수 있게 됐다.

이런 경우는 정말 흔치 않은 경우이지만 출산은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때문에 빠른 처치를 위해서

잘 판단해야 하는 것이 의료진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함께 하는 동료 조산사들로 마음이 참 든든했고.. 이교원 교수님의 도움과 백업이 정말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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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맘을 출산후 한 30분이 지나고 축복아빠의 전화가 왔다.. 축복맘이 수축이 규칙적이며 아프다고 한다.

함께 오라고 하고 전화를 끊고 1시간 정도 있다가 축복아빠에게 전화가 왔다.. 이제 가는데.. (안산에 사세요..)

차가 밀려서 가기가 힘드네요. 산모가 너무 아파해요...

가정출산 산모가 있어서 이미 세트를 다 싸놨던 상황이고 이미 다른 산모님들의 출산으로 조산사 3명이 모두

조산원에 나와있는 상황이었다..

제가 집으로 갈까요? 했더니.. 그랬으면 하신다.

세트를 들고 둘라였던 이진미샘을 픽업해서 안산으로 출발했다.

중간에 축복아빠가 전화한다.. "비닐같은게 보이네요.."

양막일거라고 설명을 하고 호흡을 하고 있으라고 설명을 했다.

약 1시간 정도 걸려서 9시 30분쯤 도착했다.

가서 보니 자궁문은 다열려있었지만 아기는 아직 조금은 위에 있는 상황이었다.

진미샘이 호흡을 잘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고...

1시간 20분이 지나고 축복이가 집에서 탄생했다.

집에 욕조가 없어 가정출산을 고사했던 집인데.. 결국 집에서 출산을 했다.

축복이는 집에서 나오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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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이가 탄생하는 순간 2명의 산모님이 출산을 하셨고 오후에 또 2명의 아기가 탄생을 했다.

다이나믹한 하루였다... 우리 조산원의 1212사태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