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출산후기

온유를 만난 날 - 메디플라워에서 특별했던 기억들

조산사 2012. 6. 26. 07:15

 

조리원에서 집으로 왔어요

얼굴 찌그러진줄도 모르고 참 편히 잡니다

참고로 온유 딸입니다 ^^

 

온유를 만난지 벌써 28일째에요.

마음같아선 감동과 충격이 생생할 때 출산후기를 쓰고 싶었는데

조리원 퇴원하고 집에 돌아와 이제야 적응이 되어가고

온유 잘 때 컴퓨터 앞에 앉을 여유도 생겨납니다.

 

막달까지 성모병원에 다니다가

출산을 한달여 앞두고 들른 메디플라워에서 정원장님을 뵙고 자연출산에 대해 알아가면서

저희 부부에게 출산에 관한한 다른 선택의 여지는 있을 수 없었습니다.

2월 출산교실을 열심히 참석하면서 온유아빠는 출산에 관해 박사님이 되셨고,

자연출산에 대해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으며

저는 첫아기 출산에대한 두려움을 조금씩 내려놓으며 3월15일 예정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월5일

예정일을 앞두고 마지막 검진을 받았습니다.

예정일에 낳으려면 열심히 걸으라는 정원장님의 무시무시한 당부에 혹시 늦어지지는 않을까

시키시는 방법은 총동원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야 아기도 나온다는 말씀에

마음을 편안히 먹으려고 두려움도 내려놓았습니다. 

진료받고 집에와서 입원가방도 챙기고, 온유만날 때 들으려고 음악도 선별해 CD 굽고,

온유아빤 미루고미루더니 온유만나서 읽어주겠다고 편지를 쓰고는 뿌듯해했습니다. 

 

3월6일

한달전부터 오메가 6도 챙겨먹었고,

매운 음식도 도움이 된다는 말씀에 저녁엔 매워죽겠다는 엽기떡볶이를 물 한사발씩 들이켜가며 먹었지요.

20:00 그런데 갑자기 떡볶이를 다 먹어갈 무렵부터 이상하게 배가 아파옵니다.

21:00 집에와서 웬지 배 아픈 것이 심상치 않다고 느껴지지만 설마설마 해봅니다.

23:00 친정엄마께 전화를 걸어 이게 진짜 진통이냐고 엄마께 여쭤봅니다.

        엄마말씀이 첫애가 그리 쉽게 나오지 않으니 참고 자보라고 하십니다.

24:00 심상치 않은 배아픔에 반신반의하며 방우리조산사님께 문자를 넣어봅니다.

        물 자주 마시고 잘 수 있으면 잠을 청해보라 하시네요...

        하지만... 잘 수 없었습니다.

 

3월7일

01:30 진통이 강하고 빠르게 온다고 다시 문자를 넣었더니

         진통이 좀더 길어지면 출발하면서 전화달라셨어요.

02:30 최대한 참아보려했는데 아픔에 눈물을 보였더니 온유아빠가 문자를 다시 넣습니다.

         온유아빠랑 우리선생님 통화하시더니 출산센터에 계실테니 언제든 오라하십니다.

04:00 혹시나 왜이리 일찍왔냐며 다시 돌려보내실까봐 참다참다 메디플라워에 도착했습니다. (집에서 5분거리)

         5cm 열렸다고 잘 참고 왔다고,,, 아픈와중에도 우리선생님 칭찬에 뿌듯합니다 ㅎㅎ

05:00 아픈배를 붙잡고 태동검사 후 바로 욕조에 들어갑니다.

         덜 아프다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따뜻한 물에 들어가니 진통도 둔해지는 듯합니다.  

         앞에 후기 남기신 나무엄마 말씀대로 챙겨간 여러벌의 원피스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몸에 걸쳐있는 모든 것이 짐스럽게만 느껴지고 내 뒤에 앉은 남편의 움직임마저 예민하게

         다가왔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

08:00 참을 수 없는 진통이 계속됩니다.

09:47 눈물과 환희로 온유를 가슴에 안았습니다.

 

6시간동안 욕조에서 생애 처음 느끼는 나자신의 한계와 마주하면서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출산교육을 받는 동안 새로이 알게 된 지식들,

정환욱 원장님, 방우리 선생님, 출산교실을 함께하고 임신기간 내내 관심가져준 내오빠, 뱃 속의 온유, 그리고 나  

이렇게 한 팀이 되어 진통을 이겨냈고, 이 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절대적이었습니다.

긴 진통 시간 내내 욕조 물 온도 맞춰주시고 탈수오면 안된다고 물 먹여주시고

긴 시간 내내 자리 한 번 안뜨시고, 진통이 가실 때는 욕조에 엎드려 쪽잠 주무시던 우리선생님,

첫 아긴데 아주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시던 한마디한마디 그 따스함이 긴 진통 중에 저를 살렸습니다.

온유 만나기 한 두시간 전쯤 정원장님 도착하셔서 격려하시고,

너무 아파 정신줄놓기 직전에 선생님 기도해주세요 했어요...

정원장님 옆에서 차분히 저와 남편과 뱃속에서 나오려고 힘내고 있는 온유와 저희 가정을 위해

기도해주셨습니다. 기도로 안정을 찾아가며 마지막까지 힘을 내봅니다.

진통내내 호흡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요가센터 다니면서도 연습했다지만,,,

우리선생님과 정원장님이 내내 옆에서 호흡을 코치하십니다. 옆방에서 대기 중이시던 친정엄마 말씀에

비명소리대신 거친 호흡소리만 나더랍니다. 저는 눈 앞이 캄캄하고 숨이 턱턱 막히고 죽는줄만 알았는데

이미 겪은 동생과 엄마는 보는 입장에서 수월했다고 하시네요 ^^;;;

 

온유를 가슴에 안고 옆방으로 몸을 옮겼더니 기다리던 가족들이 박수를치고 우리 온유를 환영합니다.

품에 안겨 서럽게 울던 온유가 아빠가 읽어주는 Welcoming letter에 신기하게도 눈물을 그칩니다.

저는 그제서야 6시간동안 욕조에서 같이 고생한 온유아빠의 퉁퉁부은 발과 다리가 보입니다.

진통하면서 아프다고 꼼짝도 못하게 하고 짜증을 낸게 미안해집니다....

미안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납니다... 사랑해요 고맙고... ^^

 

만 하루를  입원하고 퇴원했습니다.

온유랑 같이 누워 밤새 젖을 물리고 밤새 태변을 받아내는데...

다시 한 번 졸린 눈 비비며 밤새도록 도와주신 방우리 선생님이 안계셨으면 첫날밤을 어찌 보냈나 싶습니다.

그렇게 원장님, 우리선생님, 부장님 모든 스태프들의 관심과 격려 속에 퇴원하고 조리원으로 갔습니다.

어떤 병원이길래 하루만에 퇴원을 시켰는지, 그런데도 이리 산모가 부기도 없이 건강한지  

간호사선생님들이 모두 신기하다고 와서 물으십니다.

같이 젖물리던 산모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도 모두들 관심을 보이며 신기해합니다.

이 특별하고 소중한 기억을 많은 이들과 나눴으면 하는 바램에 하루종일 노트북을 켜놓고

틈틈이 이 후기를 남깁니다.

 

다리를 다쳐 깁스 중이셨던 우리선생님, 정원장님, 부장님 모두들 건강하셔서

바라건데 오래도록 메디플라워 자연출산센터를 널리 알리고 키워주셨으면 합니다.

저희 엄마가 저 어릴 때부터 제가 태어난 병원을 지날 때면 너 태어난 곳이라고하며 그날 일을 들려주시곤 했어요.

저도 우리 온유가 자라면 메디플라워에 들러서 태어난 곳을 보여주고

온유가 얼마나 축복받고 세상에 나온 아이었는지 그날의 일을 얘기해주고 싶거든요.

그리고 아직까지는 둘째 얘기를 입에 담고 싶지도 않지만은...--;;

우리 둘째 출산할 때도 온유 손잡고 가서 또다시 그 감동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같이 출산교실 수업들었던 다른 분들도 모두들 순산하셨을지 궁금하네요.

얘기들 나눠주실거죠? ^^

 

온유를 보며 적은 후기라 놓친 부분도 많을 것 같아요. 생각나면 다시 돌아올게요 ^^

 

 

   

 

  

작성자 온유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