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출산

요미~ !! 집에서 나오다. (가정출산, 마마스 조산원)

조산사 2012. 11. 20. 08:27

바로 어제 일임에도 굉장히 오래된 일을 기록하는 기분이다.

11/18 쯤에 요미맘에게 전화가 왔다.

"드디어 이슬이 비쳤어요,"

42주를 바라보고 있던 요미맘에겐 굉장히 반가운 신호였다.


11/19 오전 4시

"밤 동안 계속 아파서 한숨도 못잤어요. "

요미맘의 목소리는 씩씩하고 아직까진 힘차 보인다.

"조금 더 견디어 봅시다. 지금보다 더 강해지면 연락주세요.~"


그리고 오전 8시 경 연락이 없길래 전화를 걸어 보았다.

"남편이 하나도 도움이 안되요... !!" 

둘라가 먼저 집에 가기로 했다.


요미맘의 둘라는 분만실 경력 10년있는 간호사 박경재였다.

집에 도착하니... 웃으면서 반겨주더라는....

그리고 내진을 해보니 아직 1~2cm 정도 열렸지만 자궁문이 얇아져 있고 수축이 있을땐

통증을 느껴서 계속 있기로 결정을 했다.


그리고 나는 6시간 후인 3시경에 도착한듯 하다.

그 때 진행은 약 4-5cm 정도, 자궁문이 뒷쪽에 있는터라 시간이 걸릴듯 했다.

그 때까지 요미맘은 잘 버티어 주었고..

물속에서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후 6시경, 요미맘은 많이 지쳐가는 듯 했다.

요미맘은 굉장히 긍정적이며 강한 여자였다.

출산을 하면서 느끼는 부분이 강한 여자도 출산앞에서는 기가 꺽여야 출산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힘으로 출산을 이겨낼려고, 특히나 체력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체력으로 이겨낼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이겨내려는 마음이 사라져야 아기는 나오게 된다는 사실이다.

 

요미맘도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본인이 컨트롤 할려고 하는 듯 보였다.

출산에 몰입되고 완전히 자신을 놓아버린 사람들은 움직임이 별로 없다.

 

7시경.. 요미맘이 "병원에 갈까요?" 라는 말을 했다.

이제 그 언덕... 힘든 언덕, 포기하고 싶은 강렬한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이미 아기가 많이 내려왔기 때문에 지금은 가도 뭘 할 수가 없어요. 라는 말을 햇다.

이 때부터... 요미맘은 완전 지쳐갔고... 본인이 할려고 하는 것들을 점차 놓게 되었다. 체력이 소진 된 것으로 인해..

눈을 잘 뜰수도 없었다.

 

많은 산모들의 출산기 속에서 느낀 요미맘의 살짝 살짝 뜬 눈속에... 조금은 나를 원망하는 눈빛을 보게 되었다. ㅎㅎ

대부분 출산을 통해 많은 경험이 일어나고 성장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은 누구나 겪는 듯 해 보였다.

아름다운 엄마, 성장하는 엄마가 탄생하는 순간이 출산의 클라이막스인 듯 하다.

 

그리고 2시간쯤 지나고 아기는 세상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지쳐버렸던 엄마를 또 아기를 보니 처음 만났던 모습 그대로 수다쟁이로 변했다.

 

출산을 돕는 일은 쉽지 않지만 이 마지막 광경을 보고 나면

힘들었던 모든 순간이 깨끗함과 황홀함으로 몸 전체를 샤워하는 느낌이다.

축하합니다. 요미맘과 요미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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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어디에 갔을까? ㅎㅎㅎ

남편분은 산모를 너무 사랑하는게 느껴지는 분이셨어요.

그런데 독특하게도 산모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도...

다른 남편들의 눈빛에서 볼 수 있었던 두려움의 눈빛이 끝까지 없으셨던분.

당연히 출산이 잘 될거라고 믿고, 조산사를 믿어줬던 분.

교육을 엄청 받으셨더라구요..^^

여성스러운 면이 전혀없어서 둘라의 역할은 전혀 할 수 없었지만. ^.^

산모와 아기를 끝까지 응원해주는 멋진 남편, 아빠셨어요.

이런분들은 꼭 둘라 필수...

출산이 끝나고 남편분이 산모에게

"둘라는 여자를 좋아하나봐....!여자한테 너무~~ 잘해줘....!" 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하네요.

ㅎㅎㅎ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이번 가정출산도 행복 바이러스 대방출이었습니다.~

 

 

<요미맘의 가정출산 후기  :   http://cafe.naver.com/imsanbu/21188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