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산사

출산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조산사 2011. 12. 3. 22:39

출산이라는 것은 참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조산사라는 일을 결정했을 때 또한 쉽지 않으나...
쉽지 않기 때문에 출산의 기쁨, 환희, 경이로움을 더 느끼게 된다는 것에 마음에 와 닿았던 듯 합니다.

출산, 탄생은 죽음과도 크게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을 저는 조산사를 하면서 경험합니다.
예전에는 임신, 출산시에는 삼신할매에게 물을 떠놓고 빌었다고 했듯이
출산 과정, 출산의 모든 것은 인간의 힘으로 결정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출근할 때 기도를 합니다.
오늘 정말 행복한 하루, 즐거운 하루, 행복한 출산을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아무 일 없이 출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항상 출근할 때 하는 기도입니다.

출산은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도 위험이 있습니다.
병원에서도 회음부 상처로 고생을 하는 사람이 종종 있고
자연분만 후 골반이 벌어져서 몇달 고생하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오히려 저는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시 일이 생기는 경우를 더 많이 보았습니다.
출산, 분만의 과정은 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이든 위험이 있습니다.

사실 자연출산 또한 어렵고 힘든일입니다.
하지만 그 만큼 보람과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은 자연출산이지요.
브이백을 선택하는 산모들은 1%의 자궁파열의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연출산을 선택합니다.
저는 자연 출산을 선택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알고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병원에서의 여성 인권 유린...(물론 저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입니다.)
신생아 학대...(이것도 마찬가지로, 환한 불빛과 신생아를 다루는 손길 및 바로 엄마랑 분리되어야 하는 고통)
등을 경험하며 그런 곳이 아닌 곳에서 출산을 꿈꾸어 왔습니다.

꿈꾸던 출산을 할 수 있는 현장이 생겼지만...
너무나 아슬아슬합니다.
너무나 넘어야할 큰 산이 많습니다.
경제적인 부분부터 시작하여...
모든 병원은 어쩌면 우리에겐 적일 수도 있고
병원에서의 상처보다 이곳을 선택했을때의 상처가 더 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넘어야할산이 너무나 많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