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산사

2009년 7월 19일 가정출산기(가정분만)

조산사 2009. 7. 20. 22:21
Dr. Chung 과  Nr.Mid. Bang 의 왁자지껄 가정 출산기

홍콩인으로 둘째 출산하는 산모 였다.
이 산모는 우선 가정출산을 할 계획이 없었고 내가 먼저 가서 진행 상태를 살피고 있다가 진행정도에 따라
집 옆에 있는 SCH병원으로 가서 출산을 계획한 산모 였다.

먼저 이 산모는 첫째는 유도분만을 했고 힘들게 출산하였고, 둘째지만 34주까지 거꾸로 있었지만 외회전술(배 바깥에서 사람 손으로 아기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하는 방법)로 아기머리가 밑을 향하게 된 산모였다.
그리고 Hypnobirthing(최면 출산)교육을 받았던 산모 였다.

우선   Dr. Chung과 Mid. Bang의 계획은 진통이 생기면 Mid. Bang부터 먼저 가서 산모 상태를 살피고
진행상태에 따라 Dr. Chung에게 보고 후 병원으로 이동 하는 것이 우리들의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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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한달내내 병원일에 시달리느라.... 힘들던 차 정말 휴일답게 보내리라 마음먹은날이었다.
전날 병원식구들끼리 간단한 회식을 하며... 내일은 정말 정말 쉴거다....라고 굳은 의지까지 내보였지만.

하늘은 역시 날 가만히 두지 않았다.
아침 9시 30분
병원의 K양 (외국에서 살다와서 외국인들과 연락책) 에게 전화가 왔다.
"선생님, F가 배가 2-4분 간격으로 진통이 시작되었다고 전화가 왔어요."

쉴려고 생각한 날이었지만... 그래도...반가웠다.. 나의 첫 출산 산모였기 때문에....^^
Dr. C에게 연락을 한후 병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진행이 빠를거 같아 Dr. C와 같이 가기로 했다.
병원에서 만나 출산 짐을 꾸리고, 병원에 갈거 였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가정출산 KIT와 산소탱크... 응급처치 도구
들을 챙겼다.

그리고 집으로 찾아가는 중 전화가 왔다. 진통이 갑자기 세졌다며... 남편이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가정출산의 계획이 없던터라... 남편에게 제대로 교육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찌저찌..해서 우리는 10시 40분에 집에 도착하였고 내가 먼저 집으로 올라갔다.

산모는 소파에 앉아있었고... 진통이 있을때 호흡을 하며... "아기가 곧 나올거 같아요." - 물론 영어로 했다..ㅡ.ㅡ ㅋ
진통이 사라지고... "Hi. Nurse Bang..." 인사까지 하였고.
진통 상태로 보아... 진행이 많이 되어있을거 같아 내진을 하였다.
자궁문은 다 열려 있었고

병원에서 출산했다면 억지로 힘주면서 지금 상태에서도 출산이 가능한 시기였다.

Dr. C가 산모에게 병원에 가겠냐고 물어보니 산모가 안가겠다고 한... 순간.....

가정 출산 set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Dr. C 차에서 가방을 꺼내러 갔는데...

Oh my God.........

트렁크를 여는 방법을 몰라... 가슴은 콩닥에... 답답한... 가슴을 움켜잡으며.......
막 여는 시도를 해보았으나 실패...

지나가는 아저씨를 부여잡고..

"아저씨 트렁크좀.. 열어주세요....................ㅜ.ㅜ"

ㅋ.. 이런 열쇠 가운데를 누르면 트렁크가 자동적으로 열리더이다..

 

부랴부랴 큰짐을 갖고서 2층까지 나르고

산소탱크도 가지고 낑낑 대며 2층까지 옮겼다.

 

그리고서 보니... 힘줘서 억지로 낳는게 아니니까 시간이 좀더 걸려....

아직 아기는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F는 여전히 소파에 앉아있었는데. 소파에 비닐을 깔기 위해 잠깐 탁자에 기대게 하였고..

그 때 부터 F는 계속 몸에 힘이 들어가 다른곳으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기가 거의 밑으로 내려왔다.

F는 치렁거리는 옷을 모두 벗고.

Dr. C는 계속 호흡을 유도했고 F는 따라서 호흡을 굉장히 잘하였다..

Dr. C의 아기 받는 솜씨는 내가 지금까지 본 경험 중에 최고였다.

지금까지는 누워서 받아도.. ㅡ.ㅡ 엎드린 상태에서 뒤로 자연스럽게 나오는 아기를 안아주었다.

 

탁자에 기대어 뒤쪽에서 아기를 끄집어 내는 것이 아니라 나오는 아기를 받아서 엄마의 가슴팍으로 안겨주었다.

아.. 정말 내가 최고의 출산이라고 항상 상상하던 출산장면이 내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11시 9분

 

그리고 탯줄의 맥이 멈추고 탯줄을 잘랐고.(그동안 계속 엄마의품에 앉겨 있었다)

 

엄마는 후산을 위해 소파 근처에 마련해둔 곳에 앉아서 약간의 진통이 있었다. 이때 아기는 윗도리를 벗은 아빠와 신체 접촉을 하고 불안해 하던 아빠는 아기를 앉고서는 너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15분쯤 지나고 후산을 하였고.

후산하는 도중에서 엄마의 품에서 젖을 빨리고 , 아기는 너무 편안해하고 엄마의 젖도 정말 잘 빨았다.

 

정말 아름다운 경험이며 내 꿈의 첫 출산을 이렇게 편안하게 맞을 수가 있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