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산사

나무가 세상에 왔어요~~

조산사 2011. 3. 24. 17:32

나무엄마와 카톡을 오전부터 시작했네요..^^

진통이 10분간격으로 있는데.. 진짜 진통이 맞나요?

 

(이세상에 가짜 진통은 없답니다. 그게 만약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한다 하더라도 자궁문에는  효과가 있답니다.)

 

"한번 지켜봅시다."

 

역시 41주가 훌쩍 넘어버린 주수 이기 때문에 다른 산모들처럼 초조한 마음이 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오후가 되서도 계속 10-20분 간격의 진통이 있어 저는 퇴근을 했네요..

 

오후 8시쯤 나무 아빠가 전화하셔서 5분간격의 수축이 4번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는 나무 아빠보고 1-2시간 더 집에 계시다가 오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병원으로 갔어요.

 

나무엄마를 기다리며 출산실을 준비하는데... 10시 넘어서까지 안오시더라구요... 그 때 마침 나무아빠의 전화

"물에 들어가니까 좀 편안한가 봐요... 조금 있다가 갈게요.."

 

네~ 그리고 1시간이 지나고 나무 아빠는 출발한다고 전화하셨고

나무네 가족은 오전 0시에 도착하였습니다.^^

 

아 오늘은 듈라도 나지현 교육 주임님이 오셨어요.

(듈라의 역할은 의료적인 부분에는 개입없이 산모옆에서 정신적으로 지지해주고.. 필요한것을 가져다 주고..하는 역할입니다.

굉장히 큰 역할이죠.. 외국분들은 거의 80% 정도 듈라와 함께 오십니다. 이번에 원장님께서 듈라를 한국에 들여오시기 위해

교육도 하고 계시답니다.)

 

태아모니터를 하고 이미 물맛?^^을 알아버린 나무엄마는 물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셔서 수중욕조에 들어갔습니다.

와우.. 많이 참고 오셨더라구요. 자궁문 7cm.... 하지만 아기는 7cm 에 비해 약간 높은 상태 였네요.

나무엄마 왈 "일찍 올려고 했는데.. 물에서 나올수가 없었어요....^^"

 

물에 들어가니 정말 편안해 하네요.

한시간이 지나고 저한테 "아기는 언제 나와요?"라고 묻는 말에..

"나무엄마가 지쳐서...힘이 바닥날때요....?" 라 하니...

"저 체력 좋은데...큰일났네요...ㅜ.ㅡ"

 

하핫....

 

그리고는 시간이 흐르고 양막이 보일때(1시 40분) 저는 원장님께 전화했네요...

 

나무엄마왈 "원장님 안오셔도 될거 같아요.. 그냥 우리끼리 해요.." ㅎㅎㅎ...

 

아직 기운이 넘치셨거든요..^^

 

어쨌든 원장님은 오셨고...^^ 약 한시간 정도 사진찍고... 옆에서 이완할 수 있게 도와드리고...

 

역시 초산이기 때문에 아기 머리가 보일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거 같아.. 원장님은 다음날 진료가 있으시기에 잠깐 들어가서 쉬시고...

나무 엄마는 아기를 내려보내기 위해 호흡하고 힘주기도 하면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기 머리가 조금씩 보이고... 많이 보이자...

 

"거의 다 되었어요..."라고 말을 하니...

나무엄마 왈 "거짓말 마세요...원장님 와야 아기 낳는건데 원장님 안오셨잖아요..."

(나무엄마는 진통내내... 코믹하고 재밌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

ㅎㅎㅎ..

 

"네.. 원장님 불러올게요.." 라고 하며 조금 일찍 원장님을 부르고....^^

우리 다 같이 나무 엄마를 응원하며 아기의 탄생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역시 힘조절을 굉장히 잘해서... 회음부 상처 없이 아기가 탄생하였답니다. (오전 4시 4분)

 

나무엄마가 진통동안 내내 말씀으로 즐거움을 주셔서....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출산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