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산사

등산과 출산

조산사 2012. 1. 11. 12:00

<2011.10.29>
오랫만에 글을 쓰네요.~^^

등산을 참 좋아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저는 등산을 하면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도 받았고

힘들게 걷다보면 평상시 힘들었던 정신적인 문제들이 잊혀지곤 해서 그냥 걸었던 거 같아요.

릿지등산을 좋아해서 흙길이 아닌 돌길을 위주로 위험하게 다녔는데...

그 때는 그 위험이 스릴이라 느꼈고... 그렇게 위험한 산행은 저에게 살아있다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었다고 생각했었어요.. 1년쯤 열심히 다녔는데 어느날 산에서 약간의 낙하를 ㅡ.ㅡ 하고

꼬리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게 되었답니다.

그 꼬리뼈가 부러지고도 다시 아래로 내려 올 수 없는 길로 갔던지라 어쨌든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내려왔어야 했었어요. ㅜ.ㅜ 그 이후로는 그렇게 좋아했던 등산복도 보기 싫고 산에는 가고 싶지도 않더라구요.

 

지금은 위험한 산행 말고 흙길이 그립기도 하여 가야지... 가야지... 하지만 쉽게 가지지가 않네요.

어쨌든 얼마전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산이 생각나더라구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출산과 비교를

하게 되었어요.

 

산을 안좋아하는 사람들은 왜 올라가는지를 이해할수 없죠. 요즘 등산인구가 많이 늘었다지만 역시 산에 안가는 사람들이 더 많잖아요? 저는 자연출산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점이 너무 많지만 모두들 다 좋아하며 할 순 없는거겠죠.

 

또한 산에 올라가는 목적이 어떤 사람들은 성취감이 좋아서 가며 어떤 사람들은 다이어트 목적으로 어떤 사람들은 자연과 어울리는게 어떤 사람들은 모임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게 좋아서.. 사람들마다 각각 다른 의도를 갖고 가는거죠.

자연출산도 이와같이 자연출산을 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른 듯 합니다. 어떤분들은 본인이 성장하는 기회로 아기의 정서적인 부분을 위해서.. 어떤분들은 병원이 무서워서.. 어떤분들은 첫째를 병원에서 출산후 회음부가 너무 아팠던 기억이 있어서.. 등등의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더라구요.


가장 중요한 비슷한 점은 어떤 의도이더건 그 의도가 분명하지 않아 올라가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주변 사람들이 끌고 가는게 너무 힘들것 이고, 만약 끌고 간다 하더라도 산에서 내려와서 기억이 더 안좋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식이든 내가 자연출산을 하고자하는 이유를 진지하게 고민해본 분들이 정상에 올랐을때 굉장히 큰 기쁨을 누릴 수가 있는 듯 합니다. 꼭 출산에 오르기 전에 꼭 올라가야 하는 이유(의도)를 찾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사실은 의료진들의 역할인데 어느 시점에서 데리고 내려와야 하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는거죠. 만약 산에 오르다가 다리를 삐끗했는데 이때 뼈가 부러졌다면 정상까지 끌고 간다면 다리불구가 될수도 있기도 하고, 반면에 크게 다친게 아니었는데 끌고 내려오면 평생 후회와 폐배의식까지도 생길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과 아기에게 정말 중요한 출산에 오르는?^^ 것을 생각해봤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