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출산후기

라봉 도연 출산기

조산사 2012. 6. 27. 13:51

아기태명 : 한라봉

예정일 : 8월 24일

출산일 : 8월 24일 낮 12:35

성별/몸무게: 여아/3.06kg

출산 방법 : 자연 출산

 

 

저는 자연적인 것에 많은 의미와 답이 있다고 믿는 젊은이에요^^

치과 외에는 병원이라곤 가본적이 없는 저는

의사 '선생님'이라는 분에게는 뭐든 여쭤보면 '선생님'이라는 이름처럼 저에게 잘 알려주실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답니다.

유명하다는 산부인과를 다니면서 건강한 산모는 푸대접을 받는다는걸 느꼈고

고운맘카드와 국가지원의 모든 보조금이 오히려 참 희안한 기계적인 출산을 지원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서울대를 나오신 유명한 그 선생님은 저의 질문에 참 대답을 못하셨어요 퐝당해 하시는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책을 읽으며

글로 출산을 공부하기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연출산을 알게 되었던.. 그랬던 것입니다.


가족들의 만류를 꺾고 조산원까지 가서 교육을 받던 저는 또한번 선배맘이 된 친한 친구들의 만류에 부딪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어요 그리고 언젠가 책을 통해 알게되어 검색을 했었던 메디플라워를 생각하며

멀어도 한번 가보자! 한번 가보기라도 하자! 라는 마음으로 36주에 첫걸음을 떼었다가

제 마음을 너무나도 정확히 알아주시는 정원장님 앞에서

저는 남편이 당황하리만큼 울어버렸습니다.

 

진통의 강도와 시간이 중요한게 아니라는 생각에 깊이 동의합니다.

내가 살아온 만큼, 내가 아는 나의 삶과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먼 언젠가의 그 모든 삶이 원인이 되어

오직 나에게만, 나에게 꼭 맞는 그만큼의 파도가 밀려올 거라고 스스로 다독였어요

누구도 손댈 수 없는 나와 아기만의 유니크한 시간일 거라는..

정말 필요이상 겁이 많은 저이지만 출산 만큼은 참으로 용감했어요

임신한 이후로 몸이 따뜻해 지는것을 느꼈고 더 좋아지는 것을 느꼈거든요

이렇게 건강을 주는 아기에게 나는 '자연출산'을 선택하지 않을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것 같아요

 

 

 

8월 17일

예정일 일주일전이었어요 낮 12시 30분에 이슬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이슬'이라는 이름처럼 한방울 피의 흔적이면 이슬이 나온건줄 알았습니다.

이날 부터 조신하게 집에서 곧 다가올 아기의 신호를 기다리며.. 쭉기다리며 ..

뭔가 금방이라도 양수가 터질수 있다는 과잉조심하며.. 쭉기다리며

일주일을 보냈답니다^^

 

8월 22일 밤

이건가? 하는 느낌으로 시계를 보니 저녁 9시:30분 이었어요

얼추 시간간격 까지는 아니어도 여린 통증이 왔다 갔다.. 다시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느끼며

무조건 빨리자자 자는게 힘이될거야 하며

자면서도 크게 파도가 올때는 중간중간 깼다가 다시자고 그렇게 아침이 왔어요

 

8월 23일

아침에 걱정하는 신랑을 얼른 출근 시키고

시간을 체크하기 시작했어요

출산준비가방을 챙겼는데 참 몰라서 저의 출산 후를 생각못하고 아기것만 잘 챙겼답니다.

저녁으로 갈수록 정말로 시간간격이 짧아지고 통증이 한번 올때 엎드려서 숨을 꼭 참고있지 않으면 힘들정도가 되었어요

신랑한테는 애써 퇴근시간 맞게 달려오라고 전화를 하고

신랑오자마자 나가려고 밥을 차렸어요
밥차리다 파도를 타고 또 반찬올리다 파도를 타도 그러면서 참 설레이고

걱정도 되고.. 출산이 끝날때 까지 양가 어른들에게 알리지 않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양가부모님이 먼저 전화를 주고 계신 상황이라 오빠에게 강하게 주의를 줬어요 

 

 

여자가 다시한번 태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들었어요

씨앗이 땅을 열고 새싹을 내어보내는 고통이라고도 들었지요

집중해야 느껴볼 수 있고 집중해야 견뎌낼수 있는데

신랑과 단 둘이어야

신랑만이 힘이 되고 이해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신랑이 퇴근하자 바로 출발하여 메디 도착하니 밤 9시 30분 이었어요

서현숙 선생님께서 자궁문이 아직 2cm열렸을 뿐이지만 자궁벽이 매우 부드러우니

기다려보자고 하셨어요

좀 자두는게 좋을거라고 하셨지만 저는 도저히 누워서 파도를 보낼수가 없었답니다.

생각보다 진행이 빠르게 이어졌고

남편을 붙잡고 허리를 돌렸다가 볼에 앉아 침대를 붙잡고 허리를 돌렸다가

바닦을 기며 엉덩이를 돌렸다가 ...

그래도 '우'를 내쉬며 비명을 지르지 않을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마치 곰이울듯이 '우우우우~~~'를 내쉬면서..

조산사 선생님 멀리가지 마시고 저의 소리를 들어주세요 하는 마음으로

너무아플때는 더 크게 '우'를 내쉬며 파도는 지나간다 지나갈거야 반드시...

 

그런데 외로웠어요

저녂도 제대로 못먹고 달려왔던 신랑은 매우 졸려하고 힘도 없어하고..

제가 준비해간 아프리카 음악은 신랑이 챙피해했어요

신랑은 너무 힘든 나머지..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모든것을 함께 할 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때 '둘라'의 필요성을 알았다지요...ㅠㅡㅠ

 

저는 지치지도 않고 날이 밝아왔어요

 

8월 24일

예정일의 아침이 밝아왔고 방우리 조산사 선생님께서 들어오셨어요

제가  혹시 물에 들어가면 통증이 좀 감소되는지 여쭤보니 적극 권해주셔서 저는 물에 풍덩들어갔습니다.

정말 훨씬 감소되는걸 느끼며..자궁문을 열기위한 막바지 힘주기에 들어갔어요

하얀 끈을 잡고 그네를 타듯이 아무리 힘을줘도.. 정말 끝은 있을까 싶을정도로.. 힘든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멈출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오직 할수 있는 것은 온 힘을 다해 아기와 호흡을 맞추는것 뿐이었어요

그래서 또 외로왔어요.. 슬픈 외로움이라기 보단 뭔가 생명에 대해 알게 되는 그런 느낌이 들었던것 같아요

정말 끝이 보이지 않던 어느 아득한 순간에 방우리 선생님께서 아기 머리카락이 조금 보인다며

이젠 나와서 힘줘보자고 하셨어요

물에서 나올때 샤워기로 한번 씻어주시고 가운도 입혀주셨던 기억이 좋게 남아요^^

 다시 저희방으로 돌아와 나무의자에 앉아 본격적인 힘주기에 들어갑니다.

더이상 오빠 앞에서 어떤 부끄러움도 없었고 거울에 보이는 아기 머리를 그때까지도 믿을 수 없었어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많이보이기 시작하는 아기 머리는 내려올수록 참 뾰족했어요

힘주고 싶은 느낌이 몹시 들었고 아직 한참 남은것 같은데 방우리선생님은 거의 다 왔다 하셨지요

원장님은 정말 프로답게 고운웃음 지으시며 카메라와 함께 들어오셨어요 정말 곧 끝나나보다

라봉이를 만나나보다 하는 마지막 힘으로 미끄덩 하고 라봉이가 나왔습니다.

 

정말 생생 하네요

 

라봉이는 코에서 말풍선을 품으면서 나왔어요

그런데 목에는 태줄이 감겨있었어요

조산사선생님이 얼른 풀어주셨고 원장님도 놀라셨어요

일반 병원에 갔더라면 수술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어찌나 다행인지요..

 

나오자마자 안아본 그 느낌은

다른 꽃맘들 후기를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저에겐 양수냄새도 너무나 좋고 따뜻하고 미끄러운 라봉이의 그 느낌에 눈물이 줄줄 났어요

진통중엔 절대 눈물흘릴 수 없었어요

참으로 신기하게도 약해지면 절대 안되는 그런 순간이라는 비장함이 있었거든요

 

예상했던대로 라봉이는 전혀 울지 않았고

오빠와 약속했던대로  오빠는 처음 눈을 뜨는 라봉이 앞에 오빠 얼굴을 보여줄 수 있었어요

 

 

출산후 50일이 넘어가네요.

그동안에도 도연이 일로 당황할때 마다 메디 출산센터에 전화를 해서 여쭤봤어요

항상 누군지 기억도 다 해주시고 참으로 진심으로 친절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현숙 선생님 방우리 선생님 그리고 마지막날 따뜻하게 케어해 주신 예쁜 조산사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정원장님은 정말 만나기 힘든 '프로'라는 단어를 쓰고 싶네요

제가 만난 메디플라워의 촘촘한 시스템을 구축하시고 마지막에 고운 웃음 지으시며 카메라를 드시는 원장님이

진정한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심으로 신뢰가 가는 그 모든 시스템을 느껴본 저로서는 이젠 메디만 가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기분이 좋아지더랍니다.

병원이아니라 뭔가... 암튼 진심으로 사랑을 받고 나온 느낌이랄까요..

덕분에 너무나 아름다운 기억으로 떠올립니다.

 

사람을 바꾸는 일은 엄청나게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부사이도 힘들다고 하지요?

아이들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초등학교가 바뀌어야해 라고들 말하지만

제 생각엔 출산부터 바뀌어야 세상이 바뀌는것 같아요

메디플라워의 자연출산은 세상을 바꾸는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 도연이요?

저와는 다르게 정말 차분하고 순하고 총총합니다.

태어난 날 부터 눈빛이 깊고 따뜻했어요

매일매일 자연출산에 감사합니다.

 

마지막날 (성함을 모르는 예쁜 선생님)조산사 선생님께서

태어난지 하루된 도연이가 울자 기저귀 갈아주시면서 하셨던 말씀이 인상깊었어요

"아기는 다 알아들어요  꼭  다 말씀을 해주시면 되요"

'아가야 이모가 기저귀 갈고 맛있는 맘마 줄거에요'하고 예쁘게 속삭여 주셨어요

뚝 그치는 도연이를 보고 그 기억에 저희부부는 지금도 늘 이야기해 주고 설명해 주고

도연이과 대화가 되는 그 짜릿한 아름다움을 느끼며 지내고 있답니다.

 

메디를 만날 수 있는 인연으로 태어난 도연이가 참으로 다행입니다.

이렇게 받은 사랑을 꼭 누군가에게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메디 식구들 그리고 정성껏 지지해 주셨던 꽃맘 식구들!!

 

|작성자 라봉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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