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출산후기

첫아가 출산기

조산사 2012. 6. 27. 14:01

아기태명 : 천재베베

예정일 : 2011.11.10

출산일 : 2011.11.19 (41주 2일째)

성별/몸무게: 여 / 3.4 kg

출산 방법 : 수중출산

 

출산전에 들어와서 글만 읽고 가다가, 드디어 저도 글을 쓰네요.^^

임신.출산 사이트에 가보면 출산기가 많지만, "배속에서 칼춤을 추는 것 같다는 등.." 정신건강에 안좋은 글들이 많아서, 여기 글만 주로 읽었네요.

 

11.16 (수) - 예정일 40주 6일째

그동안 진통.이슬 한번 없이 살다가 오후 7시부터 피가 약간 섞인 물이 속옷에 묻어나며, 배가 살살 아파오네요.

출산휴가를 늦게 낸 탓에, 아기 빨리 나오면 안된다고 그동안 운동 안하다가, 처음으로 2~3시간동안 걷기 운동 시작. 저녁부터 효과를 본 듯 싶어요. 진통수준은 생리통이 약간 심한 정도였어요. 방우리 조산사님에게 저녁9시쯤, 문자를 보내며 상태를 묻습니다. 초산이라 아무것도 몰라서...설마 이러다가 몇시간만에 낳는거 아닌가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동안 진통 시작 2~3시간만에 순풍하며 출산하는 장면의 이미지 트레이닝을 날마다 반복하여, 남들과는 달리 몇시간만에 낳을 거라는 굳은 믿음을 가져봅니다.

 

11.17(목)

간밤에 배가 아파서 잠을 제대로 못자고, 계속 강도가 세어지는 것 같아, 신랑에게 오늘이나 내일 새벽중으로 아기가 나올것 같다고 지시. 신랑은 얼른 출산휴가를 신청하고 저와 집에서 대기상태로 들어갑니다. 점심에 신랑이 손수 구워주는 한우고기를 열심히 먹고, 계속 집에서 진통을 견딥니다. 그때는 가진통인지, 진진통인지 구별도 못하겠고...진통 간격이 처음부터 5분부터 시작하면서 5분, 7분, 6분등...5분 근처에서 계속 아파오네요. 밤이 되니 점점 더 아파서, 잠을 못 자네요.

 

11.18(금)

새벽 5시 30분쯤 되니..집에서 참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며, 이쯤이면 가서 곧 애를 낳겠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집니다. 방우리 조산사님과 병원에 전화를 하고는, 신랑이 열심히 차를 몰고 가니 아침 6시 30분. 내진을 해보니 3cm열렸다네요. 한 6~7cm은 열렸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속으로 무지 실망합니다. 둘라를 하겠냐는 조산사님물음에, 하면 도움된다는 이야기에 둘라를 신청합니다. 최금비 둘라님 오시고, 함께 진통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낮이 되고 오후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진통만 계속 심해지고...아직 출산의 기미는 안보입니다. 오후에는 그 유명한 교대 운동장을 둘라님.신랑과 함께 순풍한다는 선캡 모자를 쓰고 2시간동안 걷습니다. 1/2트랙을 돌때마다 진통이 규칙적으로 와서, 그때마다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둘라님의 어깨에 기대에 진통을 견딥니다.  가랑비가 내려서 운동장 걷기는 못하고, 계단 오르기를 1층에서 4층까지 3회 실시합니다. 운동장 걷기보다 재미없지만, 효과보라고 그냥 합니다. 방에 와서 다시 내진하니 5~6cm열렸다네요. 진전은 있지만, 10cm와는 여전히 먼 상태... 도대체 이 진통의 끝은 어디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녁이 되고, 밤이 되어도, 진통은 계속됩니다.  밤이 되니, 둘라님이 교체됩니다. 왠지 최금비 둘라님이 먼저 가는 것을 미안해하는 눈치지만...이미 같이 있은지 12시간이나 지났는데..안 미안해하셔도 되는데... 새로 둘라님이 오십니다. 5~6cm정도 열린후부터는 진통의 강도가 심해서, 진통이 오는 순간을 견디기가 힘듭니다. 그때마다 이진미 둘라님이 뒤에서 허리뼈를 눌러주시는데, 그 덕택으로 견딜만 합니다. 후반기부터 허리뼈 눌러주시는거, 무지 도움되었습니다. 오늘도 진통으로 밤을 샙니다. 조산사님, 둘라님, 저희 신랑도 함께 옆에서 밤을 샙니다. 낮 중간중간 정환욱 원장님, 박지원 원장님이 계속해서 상태를 봐주시면서 인사를 해주시네요.

 

11.19(토)

날이 밝아오고 오전이 되었나?...내진을 해보고는 거의 다 열렸다고 합니다. 근데 아직 아기가 안 내려왔다네요. 열심히 계속 진통을 견딥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지시에 따라 힘을 줍니다. 출산의자에도 앉아보고, 쪼그려도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화장실 변기위에서 힘을 준게 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출산임박의 신호인 배변감이 조금씩 오기 시작하네요. 조산사님.둘라님의 아기머리가 보일랑 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조산사님. 둘라님의 진심으로 기뻐하는 얼굴 표정이 보입니다. 그리고는 욕조가 있는 방으로 이동합니다. 욕조에 들어가서 신랑의 손목을 잡고, 옷을 훌훌 벗은 채 힘을 줍니다. 조산사님의 지시에 따라 힘을 줬다가 빼고 합니다. 아기 머리가 나오고, 어깨가 나오고, 미끄덩하며 다리까지 다 나오며 아기가 나옵니다. 오후 5시 30분쯤 되었을 거에요. 신랑과 함께 아기에게 말을 겁니다. 정원장님이 사진도 찍어주십니다. 태반도 얼마 안되서, 아마 몇분인지 몇십분 정도 후에 곧 나오고, 회음부가 살짝 찢어졌다는 말에 그냥 놔두고 되고, 한바늘 꼬매도 된다는 원장님 말에 꼬매기로 합니다. 진통에 비하면 몇번 따끔한 정도입니다. 아마 화장실에서 힘주기 할때, 과도하게 힘줘서 그때 살짝 찢어진 것 같아요. 원장님, 조산사님, 둘라님과 빠이빠이 인사를 하고 평안히 방으로 이동하여 못다한 잠을 잡니다.

 

출산전에 제일 궁금했던 진통의 강도는, 매우 아프고 자주 찾아와 힘들지만, 견딜만 하고, 누구 표현대로 "배속에서 칼춤춘다." 그런 정도는 전혀 아니었어요. 단지 출산과정중에 힘들었던건, 제 경우는 오랜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이 진통의 끝은 도대체 언제일까..하는 거였죠. 그래서 출산때 체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나 봐요. 전 진통시작 전날부터 체해서 밥도 제대로 못먹은 상태라, 출산 막판때는 힘도 없는데 계속 견디는게 힘들었어요. 평소 운동 많이 하시고, 꼭 출산 전에 식사 튼튼히 하고 가세요.

 

그후...

미리 예약해놓은 산후조리원으로 고고씽...꽃맘들이 산후조리원 비추라는 말에, " 그래도 내 몸조리는 해야지.어쩔수 없어" 라며 동의하지 않았지만...막상 산후조리원으로 가니, 왜 그런지 이해가 갑니다. 아기를 몇시간 신생아실에 맡긴 후 찾아오니, 아기 표정이 매우 불만스러워 보이네요. 그리고 신생아실 간호사님들이 손이 모자라, 가끔, 아기들을 장시간 울리는 것을 보니, 점점 아기를 방으로 데리고 오게 됩니다. 지금은 밤 몇시간 빼고는 거의 모자동실로 살고 있네요. 조리원에서 왠지 예민맘으로 찍힌듯 싶어요. 아기도 건강하게 잘 나오고, 가족.친척은 물론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산모들도 저희 아기가 순하고 똘망똘망하다는 말에, 자연출산한 보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 신랑도 처음에는 왜 큰 병원 안가냐고 염려했지만, 함께 출산을 마친 지금은  매우 만족한다고, 둘째도 여기서 낳자고 합니다. 수고해주신 두 원장님, 조산사님, 둘라님들께 감사드려요. 특히 출산중간중간 "잘한다." 라는 긍정의 말들을 해주셔서, 많이 힘이 났던 것 같아요.^^

 

 

P.S: 아...다음번에 임신하면 꼭 임산부요가랑 운동 규칙적으로 하고, 식사 조절하려고요. 다른 병원에 다니면서 출산을 계속 고민하다가, 막판에 메디플라워로 옮겼는데, 운동안하고 아기가 작다는 말에 많이 먹어 체중이 많이 늘어서 그런지...출산때 남들보다 더 고생한것 같아요. 운동과 식사조절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둘라님 강추합니다. 조산사님과 의사샘은 중간중간 봐주시는 거고 24시간 같이 있을수 없는데, 진통은 계속 오는 거라, 신랑하고만 견뎠으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작성자 베베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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