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이 비춘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있다면 현관문앞에 놓여진 '출산가방'과 퇴근하고 돌아와 초심맘과 함께 '더 걷기'와
집안에서 나오는 거친 숨소리 정도 (아.. 이건 이완을 위한 호흡이에요. 다른 상상은...)
약간의 긴장! 그렇게 시간은 앞으로 앞으로 갔다.
초심아빠인 나는 개인적으로 파울로코엘류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어떠한 '싸인'을 믿는다. 4월13일 새벽에 운동을 하러 집근처 피트니스로 가던중
도심 한복판에서 (물론 매봉산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도 귀여운 토끼 2마리를 보았다.
초심맘은 그날 밤 약간의 양수를 흘리고
(밤에는 양수라 생각하지 않고 이슬이 좀더 많이 나온다는 정도로 생각)
다음날 아침에 양수가 터지기(?) 시작했다..
- '사실 양수가 터진다'는 표현들을 해서 초심아빠는 양수가 마치 둑이 터지는 것처럼 콸콸콸 쏟아지는
것인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고, 양수가 터지는 시점과 양 또한 개개인별로 다 다른 듯하다 -
초심아빠는 그날 새벽 어쩔수 없이 선약이 있었던 운동을 하러 나갔고
- 이때의 심정은 100일기도를 하는 데 99일 23시간 열심히 잘하고 남은 1시간 잘 못해서 말짱도로묵이 되는 상황이
될까봐 노심초사 하며 우리 초심이가 조금만 더 있다가 나오길 바랬음 -
초심맘의 양수터지는 중계문자 로 인하여 어영부영 끝나자마자 집으로 컴백하여
초심맘과 함께 메디로 향했다.
양수가 나오는 양이 많기는 했지만 진통의 간격이 아직은 불규칙적이고
10분정도씩의 간격을 보이고 있어
초심맘과 함께 도보로 한시간 정도 걸어가기로 하였다.
(길거리상황)
오후 1시 이날 따라 햇빛이 강하다. 와이프의 진통이 조금더 자주 온다.
5분간격, 때로는 3분간격, 때로 는 7분간격
초심아빠는 아이폰으로 스톱워치를 작동하면서 초심맘에게
'(진통)왔어?" 물어보고 길거리에 멈춰서 호흡을 시킨다.
""하나둘셋넷 휴~""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면 정말 웃겼을 것이다.
"임산부가 곧 애가 나오려나? 그런데 재네는 왜 병원을 안가고 길에서 저러지? 저러다 어쩌려고????"
하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사실 주위에 애를 낳은 사람이 없다면 정말 이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시츄에이션이었다.
그렇게 그렇게 걷다 멈추었다 걷다 멈추었다를 반복하다
남부터미널 앞에서 택시를 탔다. 초심맘이 너무 힘들어하기에...
(사실은 초심아빠가 힘들어서 그랬지만.
전일의 잠못잠과 새벽의 운동,, 그리고 뜨거운 태양아래 걷는 것은
다리를 풀리게 하는데 충분하니까)
우리를 반기는 간호사! 정말 백의천사가 따로없다.
정원장님을 보고, 내진을 해보자해서 보니 자궁이 2cm열렸다고 한다.
"아싸!!! 이제 곧 초심이가 나오는 구나" 기대감으로
초심맘을 옆 출산센터로 입원을 시켰다.
초심맘도 얼굴에는 약간의 긴장이 느껴진다.
사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다지만 그리고 마음가짐도 했다지만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말로만 들었던 그 일이 그 일이 바로 그 일이
시작될텐데 긴장되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방우리쌤은 아직 계시질 않고 저녁때쯤 오신다고 하고,
아니 난 방우리 쌤이 없으면 안되는 데 약간의 걱정이 있었지만....
그동안 출산기에서도 그 존재가 잘 들어나지 않았고
교육을 받을때도 알려지지 않았던
베일에 싸였던 또 한분이 메디에는 계셨다.
바로 박경재 쌤님...
차분하게 우리부부를 안심시켜주셨다. 고마운 쌤!!!!
진통은 계속 오고 다른 분들이 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교대 걷기를 시작 하였다..
교대에서도 학생들이 우리를 쳐다본다.
그런데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이런 풍경이 그들에게는 익숙해 보이나 보다..
- 하긴 많은 출산을 직전에 둔 부부들이 이 교정을 이렇게 거닐었을 테니까-
걷고 걷고 걷고
(아... 정말 이날 걷는 거는 정말 힘들었다..
다시 한번 설명하자면 전날 양재천 2시간 걷기 (참고로 모래주머니를 차고 걸었음)
1시간 정도의 수면, 새벽 4시간의 빡센 라운딩. 1시간의 걷기)
※ 아.. 저는 등장인물 소개에도 있지만 절대로 운동선수는 아닙니다!!!!
그렇게 걷고 출산센터로 돌아오니
정원장님 우리를 보고 아직은 때가 아닌것 같다고 아마 새벽이나
오전중에 소식이 오지 않을까 하시며 들어가신다.
일단은 잠을 자두라는 조언에 이부자리를 깔았지만
초심맘의 새벽 진통은 계속 이어지고 출산센터 이리저리 걷기 초식까지 다 하였다.
그러나,, 초심맘의 진통은 더이상 빨라지거나 강도가 심해지거나 하지 않고
아침을 맞이하였고
우리는 또 걷기 위해서 원래 주말에 가려고 했던 고속버스터미널 쇼핑을 위해
고속버스터미널을 행해 걸어간다.
걷고 걷다 보면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는 걷고 걷고 또 그렇게 걸었는데... to be continued
(오늘의 이야기는 좀 넋두리처럼 썼네요... 원래는 오늘의 후기를 마지막으로 하려고 했는데 탈고가 쉽지않아서 언제 끝날지 모르겠네요...얼른 끝내도록 할께요)
작성자 초심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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